3월, 겨울과 봄 사이 강원도에서 찾은 쉼표
3월의 강원도는 겨울의 끝자락과 봄의 문턱에 있는 시기이다. 아직 산자락에는 눈이 남아 있지만, 낮이면 제법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시기이다. 새싹이 움트기 전, 차분한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3월, 강원도로 떠나보기로 마음먹었다면 붐비지 않는 여행지에서 한적한 시간을 보내고, 자연 속에서 쉼표를 찾아보자.
고요한 자연 속에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
강원도의 자연은 언제나 고요하고 평온하다. 무엇을 하지 않아도,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평온해지는 힐링이 있는 곳이다.
1. 홍천, 숲속의 작은집
홍천의 깊은 숲속에 자리한 이곳은 이름처럼 한적한 곳이었다. 독채 펜션이라 다른 이들의 소음에 방해받을 일 없이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테라스에 앉아 숲을 바라보고 있으면, 나뭇가지 사이로 바람이 불어와 잔잔한 소리를 내고,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귀를 간지럽힌다. 벽난로에 불을 피우고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책을 읽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2. 강릉, 씨마크 호텔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강릉의 씨마크 호텔을 추천한다. 창밖으로 끝없이 펼쳐진 동해를 바라보며 아침을 맞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힐링이 된다. 인피니티 풀에 몸을 담그고 수영도 즐기면서 바다와 맞닿아 있는 듯한 느낌을 즐기는 것도 좋다. 조용한 공간에서 바닷소리를 들으며 사색을 즐기다 보면, 복잡한 마음도 한결 가벼워진다. 근처 주문진 시장에서 회를 먹어도 좋고, 주변 생선구이 집을 가도 좋다.
3. 평창, 알프스 산장
평창의 산속에 위치한 이곳은 마치 유럽의 작은 마을에 온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나무로 지어진 따뜻한 감성의 숙소, 밤이면 벽난로 앞에 앉아 온기를 나눌 수 있는 곳. 무엇보다 밤하늘이 아름답다. 도시에선 보기 어려운 쏟아질 듯한 별들을 올려다보며, 잠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늘을 바라보는 시간이 주는 위로를 느껴보는 것도 좋다.
맛있는 음식이 주는 작은 행복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음식이다. 강원도에는 소박하지만 깊은 맛을 지닌 음식들이 많다. 차갑던 몸을 녹여주는 따뜻한 국물 요리부터, 바삭한 식감이 매력적인 전까지. 강원도에 가면 꼭 맛보아야 할 음식들을 소개한다.
1. 강릉, 초당순두부
강릉에 가면 초당순두부는 꼭 먹어야 한다. 콩의 깊은 풍미가 살아 있는 부드러운 순두부를 한 숟갈 뜨면, 그 따뜻함이 속까지 전해진다. 간단한 음식이지만 깊은 맛이 있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순두부찌개도 좋지만, 맑은 국물에 담긴 순두부를 그대로 맛보는 것도 추천한다.
2. 인제, 황태구이
황태덕장이 많이 있는 인제는 황태로 유명하다. 해가 뜨고 지는 동안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말린 황태는 탱글탱글 쫄깃한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한다. 잘 구운 황태구이에 따뜻한 밥 한 술, 그리고 깊고 진한 황태해장국 국물 한 모금이면 몸이 금세 따뜻해진다. 여행길에서 우연히 찾은 소박하지만 정성이 가득한 한 끼 식사도 좋.
3. 춘천, 감자전과 메밀국수
춘천은 닭갈비의 고장이다. 그렇다고 춘천이 닭갈비만 있는 곳은 아니다. 강원도의 별미인 메밀 요리와 감자 요리도 꼭 맛봐야 한다. 감자를 갈아 바삭하게 부쳐낸 감자전은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살아나고, 시원한 메밀막국수는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기름진 음식이 부담스러울 때, 가볍게 한 끼를 해결하기에도 좋다.
겨울과 봄 사이, 강원도에서 쉬어가기
강원도의 3월은 특별하다. 겨울의 차가운 공기와 봄의 따뜻한 햇살이 공존하는 시기, 어쩌면 가장 조용하면서도 여행하기 좋은 때일지도 모른다. 떠들썩한 여행지가 아닌, 조용히 자연과 마주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강원도는 더없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이번 여행은 그랬다. 무엇을 하기보다는, 그저 자연 속에서 쉬어가는 시간이었다.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내 마음의 속도를 돌아보는 여행. 이런 시간이 필요할 때, 강원도는 언제나 좋은 답이 되어준다.
어느 계절에 가도 좋은 곳이지만, 특히 3월의 강원도는 겨울과 봄이 공존하는 풍경 덕분에 더 특별하다. 차가운 공기와 따뜻한 햇살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 조용히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곳. 그곳이 바로 강원도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하지만 마음속엔 강원도에서의 여운이 남아 있다. 다음에는 또 어떤 계절의 강원도를 만나게 될까. 벌써부터 다음 여행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