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렛 저널(Bullet Journal)로 일정·목표 관리하기
요즘 디지털 캘린더나 앱이 워낙 발전해서 많은 분들이 스마트폰으로 일정을 관리하시죠. 저 역시 일정관리 앱과 알람 기능에 의존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화면 속 정보가 내 머릿속에 정확히 입력되지 않는 느낌이 들었어요. 마치 ‘스쳐 지나가는 정보’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았달까요.
그러던 중에 불렛 저널(Bullet Journal) 방식을 접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종이에 일정을 적는 게 비효율적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막상 한 달간 직접 활용해 보니 얻는 게 훨씬 많았습니다. 오늘은 제가 불렛 저널을 시작하면서 알게 된 핵심 개념들과, 한 달 동안 기록하며 달성한 목표, 그리고 디지털 캘린더와 비교해 느낀 점을 정리해 보려고 해요.
1. 불렛 저널의 기본 구성
**불렛 저널(Bullet Journal)**은 **라이더 캐럴(Ryder Carroll)**이 개발한 아날로그식 일정·목표 관리 방식입니다. 빠르고 간결한 기록을 위해 ‘불렛(bullet)’ 기호나 약어 등을 활용해 하루, 주, 월 단위 할 일과 목표를 정리하는 게 핵심인데, 크게 4가지 요소가 있어요.
- 인덱스(목차)
- 노트 첫 장이나 앞 부분에 인덱스를 두고, 페이지번호별 내용이 무엇인지 한눈에 볼 수 있게 합니다.
- 미래 기록(Future Log)
- 앞으로 몇 달 동안의 중요한 일정이나 목표를 간략히 기록해 두는 영역이에요.
- 예: 생일, 결혼식, 출장, 큰 프로젝트 마감, 여행 계획 등.
- 저의 경우 6개월 치로 구성했고, 그중 3개월은 주요 일정만, 나머지 3개월은 상징적으로만 메모해 두었어요.
- 월간 로그(Monthly Log)
- 특정 달에 집중해야 할 목표나 스케줄을 달력 형태, 혹은 수직 목록 형태로 나열합니다.
- 예: 5월 달력 페이지 – 날짜별 주요 일정(1일: 가족 모임, 3일: 회사 행사 등)을 불렛 포인트로 추가.
- 달이 시작하기 전, 이번 달에 꼭 해야 할 작업 목록(Must Do)과 하고 싶은 작업(Wish List)을 간단히 적어두었습니다.
- 주간/일간 로그(Weekly/Daily Log)
- 주 단위 혹은 하루 단위로 더 세밀하게 할 일(To-Do)과 목표를 적는 구간입니다.
- 불렛 저널만의 특징으로는, 할 일 옆에 ‘·(점)’ 이나 ‘□(박스)’ 같은 기호를 사용하고, 완료 시엔 체크(✓)하거나 화살표(→)로 다음 날로 미루는 등 시각적으로 즉각 피드백을 준다는 점이 있어요.
이 밖에도 **컬렉션(Collections)**이라고 불리는 개인 취향 섹션(예: 독서 기록, 영화 리스트, 습관 추적표 등)을 추가로 만들 수 있습니다. 저도 여기에 ‘러닝 기록 페이지’, ‘좋아하는 문장 모음’을 추가했어요.
2. 한 달간 불렛 저널 도전기
(1) 노트·필기구 선택 & 첫 페이지 세팅
- 노트: 저는 일반 무지 노트를 사용했는데, 도트(Dot) 형태 노트가 불렛 저널에 적합하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굳이 규칙에 얽매이지 않아도 됩니다.
- 필기구: 가는 펜 하나와 형광펜 정도면 충분했어요. 색깔이 너무 많으면 오히려 복잡해져서, 저는 최대 3~4색 펜만 사용했습니다.
- 첫 페이지: 인덱스 구성을 위해, 1~2페이지는 목차로 비워 두었습니다. 페이지를 진행하면서 3페이지, 4페이지에 어떤 내용을 적었는지 인덱스 목록에 업데이트했어요.
(2) 미래 기록 작성
- 한 달을 넘어서 중요한 이벤트가 있을 때(예: 3개월 뒤 친구 결혼식, 다섯 달 뒤 여행 등) 페이지 3~4를 미래 기록으로 설정하고, 월별로 간단히 표시했습니다.
- 처음에는 “이렇게 먼 일정을 미리 쓴다고?” 싶었지만, 막상 적어 두면 잊지 않고 미리 준비할 수 있더라고요.
(3) 월간 로그 & 목표 설정
- 저는 이번 4월을 불렛 저널 본격 적용 달로 삼았습니다. 페이지 5~6에 4월 달력을 간단히 그려 놓고, 날짜별 이벤트나 마감 일정을 기입했어요.
- 그리고 4월의 ‘Must Do(꼭 달성해야 할 것)’와 ‘Wish List(달성하면 좋은 것)’를 별도 섹션으로 분류:
- Must Do: 회사 프로젝트 보고서 완성, 친척 결혼식 참석, 차량 점검 등.
- Wish List: 러닝 주 3회 이상, 독서 3권, 공부(토익 단어) 50개 습득 등.
(4) 주간 로그 & 데일리 관리
- 불렛 저널 공식 가이드에선 하루하루 기록하는 걸 추천하지만, 저는 주간 형태를 선호해 한 주를 한 페이지 혹은 두 페이지로 썼습니다.
- 예:
- 월요일: 회의 2건(10시, 14시), 운동(19시~20시), 독서 30분 등
- 화요일: 보고서 초안 작성, 온라인 스터디 참석(21시) 등
- 예:
- 아침에 그날 할 일을 간단히 적고, 완료 시에 체크 표시(✓), 미루게 되면 화살표(→)로 다음날란에 다시 적었습니다.
(5) 컬렉션(습관 추적표 & 독서 기록)
- 습관 추적표(Habit Tracker): 일자별로 ‘운동, 물 2L 마시기, 일기 쓰기, 11시 전에 자기’ 등 항목을 세워 두고, 실천하면 표시(●)를 했습니다. 한 달이 지나고 보면, 어떤 습관이 잘 지켜졌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어요.
- 독서 기록: 4월에 읽고 싶은 책을 3권 정해 목록을 만들고, 책을 읽을 때마다 인상 깊은 구절을 옆 페이지에 필사했습니다. 이 필사 페이지를 저는 ‘컬렉션’이라고 불렀어요.
3. 한 달간 기록하며 달성한 목표
- 운동:
- 주 3회 러닝 계획을 세웠는데, 실제로는 주 2회 정도밖에 못 뛰었습니다. 다만, 습관 추적표에 ‘오늘 러닝 했나?’ 체크란을 만들어 매일 확인하니, “이번 주 1번 달렸으니 주말에 한 번 더 달려야지”라는 동기부여가 됐어요.
- 독서:
- 목표 3권 중 2권은 완독, 1권은 3분의 2 정도 읽고 끝났습니다. 예전에는 “이번 달엔 책 좀 봐야지”라고 생각만 했는데, 불렛 저널에 페이지를 따로 마련하니 좀 더 의식적으로 시간을 내게 됐습니다.
- 공부:
- 평소에 영어 단어, 토익 문제집 등 공부를 미뤘는데, 일주일에 3일은 30분씩 투자하기로 했어요. 주간 로그에 체크 항목을 넣었더니, 괜히 “빈 칸으로 남기기 싫다”는 심리가 작용해 비교적 성실히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 일정 관리:
- 회사 업무와 개인 스케줄이 얽힐 때가 많은데, 전자캘린더만 쓰면 놓치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불렛 저널에 매일 ‘오늘 할 일’을 적으면서 스스로 다시 확인하게 되니, 중요한 일정을 깜빡하는 일이 크게 줄었어요.
4. 디지털 캘린더 vs. 아날로그 노트 – 장·단점 비교
(1) 디지털 캘린더 장점
- 알람 기능: 특정 시간에 맞춰 푸시 알림을 받으면 일정을 놓치지 않을 수 있음.
- 수정·삭제 편리: 드래그 & 드롭 등으로 손쉽게 변경 가능.
- 공유 기능: 팀원이나 친구와 일정 공유가 간단.
(2) 디지털 캘린더 단점
- ‘기록’이 스치기 쉬움: 자주 알림이 떠서 오히려 무감각해지거나, 실제로 손에 남은 느낌이 적을 수 있음.
- 전자기기 의존: 스마트폰·PC 배터리가 없거나, 앱 오류 시 접근이 어려움.
- 시각적·직관적 구조가 제한적: 앱에선 제공되는 뷰(월간, 주간, 일간) 외 개인화가 제한될 수 있음.
(3) 불렛 저널(아날로그) 장점
- 직접 손으로 쓰며 ‘뇌’가 다시 한 번 정리: 필사를 통해 머릿속에 새기는 느낌이 강함.
- 자유로운 커스터마이징: 페이지 레이아웃, 컬렉션, 습관 추적표 등 원하는 대로 편집 가능.
- 기록으로 인한 성취감: 체크박스나 불렛 기호에 표시할 때마다 ‘해냈다!’라는 만족도가 큼.
(4) 불렛 저널(아날로그) 단점
- 수정·추가 시 번거롭고 지저분해질 수 있음: 예를 들어, 일정이 바뀌면 노트에 지우고 다시 쓰거나 화살표를 그려야 함.
- 휴대성 문제: 노트를 안 가지고 있으면 즉석에서 확인이나 입력이 어려움.
- 알람 없음: 긴급 상황에서 종종 놓칠 위험이 있을 수 있음(따라서 저는 아주 중요한 일정은 스마트폰 알람도 병행).
결국, 저의 결론은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적절히 혼합”**하는 것입니다. 회사 업무나 급한 일정은 전자 캘린더에 넣고, 보다 개인적이거나 깊은 사고가 필요한 계획이나 습관 관리는 불렛 저널로 정리했어요.
5. 꿀팁 & 주의사항
- 너무 예쁘게 꾸미려 애쓰지 말기
- 인스타그램 등을 보면 불렛 저널을 예쁘게 디자인한 사례가 많지만, 처음 시작할 땐 “꾸미기”에 집착하면 지치기 쉽습니다. 일단 텍스트 중심으로 단순하게 써두시고, 필요하다면 색깔을 조금 넣는 정도면 충분해요.
- 꾸준히 업데이트하기
- 불렛 저널의 장점은 “지속적인 기록”입니다. 한 번에 몰아서 쓰기보다는, 매일 아침이나 밤 5~10분 정도 할애해 ‘오늘 할 일 정리, 어제 못 한 일 이월’ 등을 처리해 주세요.
- 인덱스 충실히 작성하기
- 페이지가 늘어나면 “내가 이전에 어떤 목표를 썼더라?” 혼동될 수 있습니다. 인덱스 페이지를 잘 활용해, 새로운 컬렉션을 만들 때마다 페이지 번호를 기록하세요.
- 디지털 보완
- 아주 중요한 일정(예: 중요한 회의, 프로젝트 마감일, 병원 예약 등)은 스마트폰 캘린더 알람도 켜 놓으면 놓치지 않을 수 있어요.
6. 마무리 – 불렛 저널 한 달 후기
한 달 동안 불렛 저널을 써본 결과, “어떤 목표든지 시각화하고 손으로 쓰면 달성 가능성이 확실히 높아진다”는 걸 체감했습니다. 매일 아침·저녁에 잠깐이라도 노트를 펼쳐보면 “아, 오늘 이런 일을 해야겠구나” 하는 의식이 생겨서, 게으름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었어요.
물론, 불렛 저널이 만능은 아닙니다.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은 손으로 일일이 수정해야 해서 번거롭고, 예쁘게 꾸미려 하면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다는 단점이 있죠. 그래도 “내가 지금 무슨 일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는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디지털 캘린더와 아날로그 불렛 저널을 병행할 계획이에요. 회사 일이나 팀 프로젝트는 공유가 쉬운 전자 캘린더를 쓰면서, 개인적인 습관 관리나 장기적인 목표 설정은 불렛 저널로 정리하는 식이죠.
여러분도 혹시 일정·목표 관리를 새롭게 해보고 싶다면, 부담 없이 무지 노트나 도트 노트에 시작해 보시길 권유드립니다. 처음엔 인덱스와 월간·주간 로그 정도만 잡아도 충분합니다. 손으로 쓰면서 플래닝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점차 나만의 컬렉션을 만들어 가면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일”이 한층 흥미로워질 거예요.
저 역시 더 개선된 루틴이나 디자인을 찾아볼 예정이니, 혹시 불렛 저널을 이미 잘 쓰고 계신 분들은 꿀팁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러분의 불렛 저널 라이프가 알차고 창의적인 하루하루를 열어주기를 응원합니다!